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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경험

30대 이별이 주는 무게감

by 블랙스완 미니 2020. 11. 16.

 

 

푸르른 하늘 

 

 

사람은 누구나 이별을 한다. 하지만 몇 번을 반복하고 또 해도 무뎌지지 않는 그 이별  무게감... 특히나 30대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사랑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 인간관계.... 다시 시도하기 엄두조차 나지 않을 만큼 상처 받고, 주저하게 된다. 오히려 20대 때 헤어짐은 눈물과 후회의 감정이라면, 7년간의 긴 인연의 정리는 그 무엇보다 덤덤하고  내면 깊숙한 곳의 상처를 남긴다.  다시는 무엇도 시도할 수 없을 거라는 좌절감. 그냥 이렇게 혼자 사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  그렇게 마음의 문은 깊고 깊은 곳으로, 그 누구도 다시 열려고 시도조차 할 수 없게 닫아버린다. 누군가는 인연은 40대나 50대 애도 올 수 있다고 말한다. 맞다. 올 수도 있는 것이지, 꼭 오는 건 아니다. 또, 그때의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여야 하는 거고...30대의 연애는 순수한 마음만으로는 시작되기 어렵다. 외모, 경제력, 코드도 맞아야 하구... 20대처럼 순수하게 사람 하나만 보고  시작하기에는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세상은 사랑만으로 살 수는 없는거고,  경제력이 전부는 아니지만, 없으면 그 좋던 사이도 안좋아 질 수 있는 거라는 걸 안다.  이것저것 생각하기 싫어 차라리 혼자를 택하게 된다 .물론, 40대에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요즘같이 언택트 시대에  그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기가 쉽겠는가... 그렇다고 내 자신을 잃어가며 붙잡고 있을 수는 없으니 헤어지는 거다. 특히 외로움이 아닌 내가 뭔가 꽂혀야 만나는 사람은 더 만나기가 힘들다.  이것저것 따지는 것들이 의외로 나이 들며 더 많아지거든 나이가 들면 초월할 것 같지만, 끝이 뻔한 연애는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많은 사람을 겪어보며 쌓인 기억들이 사람을 재단하게 되니까 나이가 들수록 허세, 허풍, 가식은 뻔히 보인다. 그래서 나이들어서 시작하는 관계는  나이 차이가 꽤 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비슷한 또래들은 갔거나, 계산하거나, 순수한 마음만으로 시작하기가 어려운거 같다. 30대에 순수한 마음만으로 시작하는 관계가 얼마나 있을까?

외모는 눈에 보이는 것이고, 돈은 세상을 살아가려면 필수인 거니까... 사실, 순수하게 나를 좋아해주고 내가 좋아하던  그때의  내가 그립다. 다시 그때의 나로 돌아갈 수 없을 거 같거든. 너무 쓸떼없이 많은 것들을 알아버린  어느 30대.  이별 후 울어도 보고, 자책도 해보고, 반성도 하지만 다시 누군가가 내 앞에 나타났을 때  마음이 가려고 하면, 방어적이 된다. 이러면 안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내 안의 꼬마 아이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고 울부짖고 있으니까... 나이가 든다고 모두가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삶을 살아 왔느냐에 따라 성숙해지는 것이다.  30대의 이별이란...미래를 함께 할 생각을 해왔던 사람과의 헤어짐이며, 내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던 그 어떤 것을 없애는 과정이다. 어렸을 때는 사진도 지우고, 모든 것들을 없애며 원래 없던 거라고 생각했다면... 버리고, 지워보려고 해도  그 양이 너무 많고 내 인생 자체를 부정하는 것 같아서 그냥 저 깊은 곳으로 숨기고 인정하고 간다. 그래서 더 다른 시작을 두려워 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시작을 두려워 하지만, 이 두려움을 없애 줄 수 있는 사람을 늘 원하고 있다. 흔히들, 누군가 이별을 하면 괜찮다며.. 또 만나면 된다며 위로를 하려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헤어짐을 타인이 알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슬픔, 공허함, 이 복잡한 감정들을 내가 아닌 타인이 알아줄 리 없으니까. 30대가 되면서 느끼는 건, 울며 불며 자책해도 달라지는 건 없으며, 그냥 현실을 인정하고 나를 발전시키는 계기라고 생각하는 게 훨씬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뿐이다. 점점 감정에 무뎌지는 나 자신을 보며... 사실은 감정이 무딘 게 아니라 밖으로 표출하는 게 무뎌진 것일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한다. 나 자신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간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고, 나 자신만 힘들어 지니까. 한 번 겪어봤던 거고, 난 그것들을 또 극복해야만 하니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깨닫게 되는 것들은... 세상은 나 자신의 감정을 중요시 여기지 않으며, 내가 나약해질수록 내가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걸 너무 냉험하게 보여주니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 정말 많이 힘들 것이다. 나도 벼랑 끝까지 나를 몰아넣는 사람이라서... 하지만, 우리 아직 인생 반도 안 살았다. 새로운 사랑? 그런 신기루는 모르겠고, 그냥 열심히 벌어서 혼자 즐기면서 살자는 마인드로 살다 보면, 또 누가 아나? 내 영혼의 단짝이 나타날지? 우리 그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날을 생각하면 열심히 살자~!! 그러다 보면 좋은 일도 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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