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를 파랗게 만드는 심리 요소 4가지
- 네 가지 형태 모두 오랜 세월 투자자들의 계좌를 적자로 파랗게 물들인 주범이다. 네 가지 형태는 확률에 대한 무감각/위험과 혜택은 반비례한다는 판단/영속성 편향/시기 추론이다.
1. 확률에 대한 무감각
- 감정은 다양한 방식으로 잘못된 판단을 유도하는데, 투자한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거나 하락할 실제 확률에 무감각해지게 만든다. 또 실제 확률에 무감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계산에 넣지 못한다. 주식을 사서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느 생각에 강렬한 감정이 합쳐지면, 여건이 달라졌을 때 확률이나 결과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버블에서 이른바 '뜨는' 공모주가 있으면 투자자들은 가격이 얼마든지 개의치 않는다. 경제학자 로버트 쉴러에 따르면, 100주를 매수하겠다고 작심한 투자자는 해당 기업이 100만 주를 공모하든, 공모 직전에 액면분할을 해서 500만주를 공모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
발행 주식이 액면분할을 하면 100주의 가치는 5분의 1 토막이 나지만,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오르리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여전히 주당 10달러에 100주를 매수한다.
2. 위험과 혜택은 반비례한다는 생각
- 감정은 어느 한 주식, 아니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조차 보지 못하도록 눈을 멀게 만드는 걸까? 우리가 배운 투자법에 따르면 결코 그렇지 않다. 50년 동안 위험 이론이 존재했고, 위험의 공격에서 포트폴리오를 방어하는 대비책도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러나 효율적 시장 가설과 오늘날 투자자, 재정 자문, 펀드가 사용하는 많은 위험 이론에서는 단지 변동성만을 고려한다. 최근의 감정 연구에 의하면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방버책은 아쉽게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애널리스트들 역시 감정에 사로잡힌 탓에 기대 수익률에 비해 위험이 지나치게 높다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닷컴 버블이 한창일 무렵 애널리스트가 쓴 보고서를 수도 없이 읽어봐도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 보고서는 거의 없다. 정서적 영향 같은 감정 요소가 개입될 때 현대의 증권분석에서는 일반적으로 이성적-분석적 프로세스의 효율성 측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 투자자는 심리적으로 강력한 긍정적 감정의 영향을 받으면, 위험이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또 부정적 감정의 영향을 받으면 위험이 크다고 생각한다. 버블에서는 이런 심리 현상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그런데 버블 말고도 다른 형태의 시장 환경에서도 이런 현상이 드러난다.
3. 영속성 편향
- 감정이 시장에서 판단을 왜곡하는 방식은 또 있다. 우리는 긍정적/부정적 사건이나 어닝 서프라이즈가 한 종목이나 업종 또는 시장 전체에 영향력을 미치는 기간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유쾌한 사건이나 불쾌한 사건을 경험한 뒤, 긍정적이나 부정적 감정이 지속하는 기간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영속성 편향(Durability Bias)'이라고 한다. 영속성 편향은, 크고 작은 시장의 사건이나 호재들 그리고 긍정적/부정적 사건이나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대중의 과민반응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면, 2010년 봄 영국 석유회사 BP(브리티시석유회사)의 굴착장치가 폭발해서 멕시코만에 석유가 다량 유출되자, 석유탐사 회사와 유전개발 회사의 주가가 폭락했다. 당시에는 앞으로 멕시코만이나 아메리카 대륙 연안에서 심해 시추가 장기간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더불어 BP와 협력 업체에게는 천문학적인 해안 청소 비용이 부과되서 힘들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1년 만에 연안에서 심해 시추가 허용되었고, 청소 비용도 엄청나기는 했지만 관련 업체들은 감당할 수 있었다. 가장 위태롭다고 생각했던 일부 기업의 주가는 1년도 못 가 2배로 뛰었다.
'최고' 주식보다 '최악' 주식의 실적이 더 좋은 이유다, '최고' 주식과 '최악' 주식에서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때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일관되게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4. 시기 추론
- 시간과 관련된 인간의 판단 역시 감정을 통해 왜곡된다. 시기적으로 가까운 사건들은 매우 구체적이고 자세한 언어로 제시되는 경향이 있다. 예상보다 높거나 낮은 판매고나 수익을 비롯해 애널리스트들이 내놓는 수많은 예측은, 단기 사건에 집중된다.
반면에 먼 미래에 일어날 사건일수록 예상 수익은 주식에 관해 인지한 핵심을 담은 몇 가지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특성으로 표현된다. 이런 현상을 '시기 추론' 이라고 한다. 감정의 하나인 시기 추론의 이런 속성 때문에, 투자자는 선호주와 비선호주에 관한 예측을 먼 미래까지 확장시키게 된다.
비록 예측이 부정적이라고 하더라도 투자자의 시선이 먼 미래까지 확장될 경우 결과는 바뀌게 된다.
- 감정은 장기 예측이 좀 더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효과도 있다. 장기 예측은 수많은 단기 정보(대부분 긍정적이지만 일부 부정적인 정보도 있다)에 집중하는 대신, 두루뭉술하게 가슴 설레는 장기 예측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에 단기 예측보다 더욱 장밋빛으로 물들게 된다.
강한 긍정적 감정이나 부정적 감정 때문에 한 주식이나 업종 또는 시장의 가격은 너무 높거나 너무 낮게 책정된 수 있다. 장기수익을 아주 낙관적으로 보는 것도, 이런 감정의 속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 버블 상황에서 기술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역발상 투자의 수익이 꾸준하게 좋은 이유도 시기 추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경우, 투자자들은 대중의 눈밖에 난 종목이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이런 기업은 먼 미래에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역발상 투자자는 이런 군중 심리를 역이용해서 투자 종목을 고른다. 기술주의 경우, 그럴싸한 사업 계획을 내세우는 기업들이 아주 먼 미래까지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장담하면, 투자자는 대체로 이 기업들의 긍정적인 결과가 먼 미래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기술주 버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닷컴주 같은 선호주의 긍정적 감정이 지속할 시간을 과대평가하면, 주가가 어느 수준까지 과대평가될 수 있는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확인했다.
- 시간 추론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는 1996~2000년 버블 기간 동안 주식 포트폴리오의 미래 실적을 추산하라고 요청했다. 버블이 최고조에 이를 무렵인 1998년 미국 투자자들은 주식의 미래 수익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었다. 1998년 말 다수의 뮤추얼 펀드 투자자를 대상으로 향후 10년간의 장세를 예측해 보라고 요청하자,
투자자들은 매우 낙관적으로 연평균 14%의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실 1920년대 이후 연평균 약 10%씩 주가가 올랐으므로, 열성 투자자들은 앞으로 10년간, 지난 70년 동안보다 40%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한 셈이다.
감정이 증권분석에 미치는 영향
- 감정 어림판단은 경이로운 동시에 무시무시하다. 속도, 섬세함, 정교함으로 본다면 감정 어림판단은 놀랍다. 하지만 감정 때문에 얼마나 길을 잃고 헤맬지에 대해 생각하면 아찔하다. 의미는 감정에 의존하므로, 어떤 정보를 통해 의미를 포착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정보를 통해 의미를 끌어내기 위해 정보 취합에 들이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당연하게 여기던 의미들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주식분석, 시장분석 같은 '의미 있는 정보'에는 감정이 개입되어 있다. 진짜 문제는 정확한 시기에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어쨌든 감정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투자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훌륭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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