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철학 이란
- 투자철학이란, 시장의 작동 원리와 투자자들의 실수를 바라보는 일관된 사고방식이다.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예측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적정 주가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오르내린다고 가정한다. 이 적정주가를 '내재가치(intrinsic value)'라고 부르며,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내재가치를 따라간다고 주장하는 대가들도 있다.
또 내재가치를 중심으로 오르내리는 폭은 매우 커질 수 있고, 원인으로는 심리, 군집행동, 착각, 관심의 불균형, 거시경제변수의 영향 등이 있다.
내개가치 개념
- 대가들은 어느 주식에나 내재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내재가치는 해당 주식에 대한 각자의 위험-보상 선호도와 요구 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 주가는 내재가치를 중심으로 오르내린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내재가치에 접근하므로,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을 때 주식을 사서, 주가가 내재가치 이상이 될 때 팔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진정한 내재가치란 합병, 파산 등의 이유로 주식이 상장폐지될 때까지 투자자가 얻게 되는 수익의 가치를 가리킨다. 문제는 내재가치를 산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내재가치를 구하는 수식은, 예측 불가능한 요소로 인해 유용성이 거의 없다.
현금흐름할인(discounted cash flow, DCF) 모형
- 이 모형은 내재가치에 대해 명확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한다. 그러나 다음 두 가지 이유로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1) 이 작업에는 엄청난 노력과 전문 지식이 필요해서, 대다수는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어떤 개인이 산정하는 내재가치 추정치보다도 시장에서 형성되는 주가가 더 낫다고 믿는다. 즉, 개인에게는 시장에서 주가 오류를 발견해서 돈 벌 기회가 없다는 뜻이다.
2) 대다수는 투자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주식시장을 카지노처럼 생각하므로, '1달러 지폐를 40센트에' 사듯이 저평가 종목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가들은 내재가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한다. 이들은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을 믿지 않으므로, 주가 오류 유발 요인들을 찾아내서 투자 기회로 활용한다.
주가를 좌우하는 요소
- 효율적 시장 가설론자들에 의하면, 주가에는 해당 기업에 관한 모든 공개 정보가 항상 반영되어 있다. 즉, 주가는 시장에서 주식의 내재가치를 산정한 최적 추정치라고 믿는다. 이들은 어떤 개인도 내재가치를 시장보다 더 잘 추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비합리적이거나 비효율적이라고 믿지도 않는다.
이들은 비합리적인 사람들에 의해서 주가가 잘못되더라도 합리적인 사람들이 즉시 바로잡는다고 주장한다. 대가들은 이들의 주장을 두 가지로 반박한다.
1) 대다수는 내재가치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대다수는 모멘텀이나 소문에 따라 매매하고, 다른 사람들의 매매를 예측하는 등 투기를 일삼는다. 게다가 사람들마다 투자하는 목적이 다르다. 돈을 벌겠다는 건 같을지 몰라도, 대부분 단기간에 돈을 벌고자 하므로, 주식의 장기 상승 잠재력을 무시하기 일쑤다.
2) 내재가치를 고려해서 투자하려는 사람들도 본능이나 심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대다수는 합리적이고 초연한 상태를 항상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대가들은 극소수의 합리적인 투자자들조차 불합리한 시장흐름에 항상 적절하게 대응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성이 이러하므로, 시장의 비효율성은 절대 사라질 수 없다고 대가들은 믿는다.
인지 편향(cognitive bias)
- 행동재무학에 의하면, 사람은 두 가지 체계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한다. 하나는 직관 체계(reflexive system)로서 순식간에 문제를 풀어낸다. 직관 체계는 문제에 부딪치면, 대개 지름길을 선택한다. 이 체계가 찾아내는 해법은 처음에는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비합리적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어려운 질문과 마주치면, 이것을 쉬운질문으로 대체하려는 경향이 있다. 나머지 하나는 추론 체계(reflective system)로서, 추론과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낸다. 추론 체계는 직관 체계가 제시하는 해법을 점검하고 통제하기도 한다.
추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곤경에 빠진다. 비합리적인 요소들이 슬그머니 의사결정 과정에 끼어들기 때문이다. 이 체계는 게으름 탓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추론과 사고에는 노력이 들어가므로, 피곤한 추론 체계 대신 손쉬운 직관 체계에 유혹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지런한 사람들도 경계를 늦출 때가 많다. 실제로 거의 모든 사람이 추론 체계가 직관 체계에 압도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특히 감정이 고조되거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할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감정 고조와 난해한 문제는, 주식시장의 본질 요소에 해당하므로, 사람들은 매일 직관 체계가 미치는 불합리한 영향과 씨름을 벌일 수밖에 없다.
이 직관 체계 탓에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수많은 오류를 범하게 되는데, 이를 '인지 편향'이라고 한다. 시장에서 불합리한 행동을 유발하는 주요 인지편향은 다음과 같다.
1) 과잉 반응
- 사람들이 호재보다 악재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말한다. 과잉 반응은, 기대 수준이 높을 때 더 강하게 나타나며, 특히 뜻밖의 악재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기업이 수익성이 악화한다고 경고하면, 사람들은 투매에 나선다.
2) 패턴 찾기
- 인간의 두뇌는 소음 속에서도 패턴을 찾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주가 차트를 오래 주시하면, 대개 패턴을 발견하지만, 이런 패턴으로는 돈을 벌지 못한다. 패턴 찾기를 뒷받침하는 이론이 소수의 법칙(law of small numbers)으로, 작은 표본에서 얻은 결과에 지나치게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펀드 매니저의 실적이 2년 연속 벤치마크를 상회하면, 이는 표본이 작아서 통계적으로 무의미한데도, 사람들은 펀드매니저의 실력이 탁월하다고 믿는다. 패턴 찾기에서 흔히 나타나는 오류는 다음과 같다.
1) 매우 빈약한 정보에도 반응한다.
2) 과거 추세를 단순히 연장해 미래 실적을 추정한다.
3) 상관관계가 없는데도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4) 주가 흐름을 분석해서 바닥과 천장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과신과 통제 착각
- 사람들, 특히 남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믿는 경향을 가리킨다. 대표적 예로, 사람들 대다수는 자신의 운전 솜씨가 평균 이상 이라고 믿는다. 또한 세상이 실제보다 더 평온하고, 이해하기 위수며, 예측하기도 쉽다고 확신한다. 전혀 통제할 수 없는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미치거나 통제할 수 있다고 흔히 착각한다.
예를 들어, 동전 던지기에 승리한 사람들은 대개 자신에게 그런 재능이 있다고 믿는다. 과신과 통제 착각은 자부심 수준과는 상관없는 듯하며, 투자처럼 자신이 잘 안다고 생각하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대할 때 강하게 나타난다. 과신과 통제 착각에서 흔히 비롯되는 투자오류는 다음과 같다.
1) 기술, 전문 지식, 노력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2) 시점 선택(market timing, 주식을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팔려는 시도)이 쉽다고 믿으므로 과도하게 매매한다.
3) 실수로부터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과신에 빠지면 실수를 실수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4) 위험 관리가 부실해진다.
4) 손실 회피
- 조사에 의하면 똑같은 금액이라도 손실에서 느끼는 고통이, 이익에서 느끼는 기쁨의 약 2~2.5배나 된다. 즉 10% 손실에서 느끼는 고통이 20~25% 이익에서 느끼는 기쁨과 맞먹는다. 이는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호재보다 악재에 우선적으로 반응해야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손실 회피에서 흔히 비롯되는 투자 오류는 다음과 같다.
1) 손실을 실현하지 않으려고 손실 종목을 지나치게 장기간 보유한다.
2) 고통을 피하려고 손실 종목을 투매한다.
3) 평가 이익이 사라질까 두려워 지나치게 서둘러서 이익을 실현한다.
5) 군집행동
- 사람들은 복잡한 문제에 직면해 불안을 느낄 때, 군중을 따라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감정이 고조되거나 권위자가 격려하면 군집행동은 더 강해진다. 오래전에 석유회사들이 비료 사업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인 사레다. 주요 석유 회사들은 합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앞다퉈서 비료회사들을 인수했고, 그 결과 재정난에 빠졌다.
군집행동에 휩쓸리는 것은 군중이 자신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며, 홀로 남겨질가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중이 실제로는 무모하더라도 군중은 따라갈 때 마음이 편해진다. 투자가 복잡하고 모호한 탓에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군집행동에 합류하는데, 특히 시장이 공포감이나 도취감에 휩싸일 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맹목적인 군집행동은 재난을 부를 뿐이다. 군집행동에서 흔하게 비롯되는 투자 오류는 다음과 같다.
1) 약세장에서는 저점 근처에서 매도하고, 강세장에서는 고점 근처에서 매수한다.
2) 가격에 상관없이 인기 종목을 뒤쫓는다.
3) 가격이 매력적일 때에도 소외주는 무시한다.
6) 정보 여과
- 수많은 정보를 접했을 때, 사람들은 몇몇 정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흔히 가장 유용하거나 타당한 정보가 아니라, 가장 두드러진 정보에 집중한다.
1. 최근성(recency) 편향
- 가장 최근 정보에 비중을 과도하게 두는 경향을 가리킨다. 예를들어, 향후 6개월 주가를 예측할 때, 지난 몇 개월 주가보다 지난주 주가에 비중을 두 배나 둔다.
2. 심리를 더 자극하는 정보에 더 집중한다.
- 예를 들어, 기댓값이 크고, 1등 상금이 적은 복권보다, 기댓값이 작더라도 1등 상금이 많은 복권을 선택한다.
3. 프레이밍(framing,구성)
- 구성이 더 매력적인 정보에 끌린다. 예를 들어, 연간 365달러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제안보다, 매일 1달러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에 더 매력을 느낀다.
정보 여과 투자 오류
1) 최근 추세를 단순하게 연장해서 예측한다.
2) 과거 경험으로부터 충분히 배우지 못한다. 가장 인상적인 경험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3) 매력적인 이야기에 담긴 피상적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한다.
7) 정박 효과(anchoring, 기준점 효과)
- 타당하지 않은 정보를 기준으로 삼는 경향을 의미한다. 정박 효과는, 지식이 부족한 사람에게 더 강력하게 나타난다. 놀라운 것은, 기존 기준이 타당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다음에도 그 기준을 계속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첫인상을 바탕으로 낯선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흥정도 그런 예다. 흥정 과정에서는 한 사람이 먼저 제시한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 범위가 설정된다.
정박 효과 투자 오류
1) 매수 원가를 기준으로 삼아, 손실이 발생하면, 계속 보유하고 이익이 발생하면 지나치게 서둘러 팔아버린다.
2) 과거 주가를 기준으로 삼아서 주가가 싸거나 비싸다고 판단한다.
8) 확증 편향
- 일관성 편향(consistency bias)라고도 부른다. 기존 견해와 어긋나는 정보는 거부하고, 일치하는 정보만 강조함으로써, 기존 견해를 고수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그래서 견해가 다른 사람은 피하고, 견해가 일치하는 사람을 찾는 경향도 보인다. 확증 편향에서 흔히 비롯되는 투자 오류 2가지가 있다.
확증 편향 투자오류
1) 분석할 때 기존 견해를 뒷받침하는 증거만 찾으려고 한다.
2) 반대 견해에 귀를 이울이지 않으므로, 손실 종목을 계속 보유한다.
※ 극단적인 사례가 벨기에 기업 런아웃&허스피에 투자한 이른바 맹신도들이다. 이들은 강력한 사기 증거가 나왔는데도, 회사가 파산한 후조차 창업자를 계속 지지했다.
9) 후견지명 편향
- 사건의 결과를 알고 나서, 자신이 처음으로 이 결과를 예측했던 것처럼 믿는 경향을 의미한다. 후견지명 편향에 빠지면, 과거 의사결정 과정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과거 경험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실제 결과가 나쁠수록 후견지명 편향은 강해진다.
예를 들어, 2008~2009년 세계 금융위기 발생 후, 사람들은 신용평가 기관들을 비난했다. 무능한 신용평가 기관들이 부실 금융상품에 지나치게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 발생 전에는, 신용평가 기관들이 무능하다고 주장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10) 후광 효과와 연고 편향
- 사람들은 친숙하거나 좋아하는 대상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생소한 대상을 만나면 경계 헤야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은 친숙하고 공감 가는 기업을 좋아하며, 환상적인 이야기가 딸린 종목을 찾는다. (이른바, 이야기 오류 narrative fallacy)
따라서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는 종목은, 흔히 가까운 곳에 있는 기업, 명칭이 근사하고 친숙한 기업, 제품이 탁월한 기업, 대중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기업, 투자자와 어떤 공통점이 있는 기업이 된다.
투자오류
1) 종목을 편향되게 분석한다. (친숙한 것과 제대로 아는 것은 별개 문제다)
2) 한쪽으로 치우쳐 투자한다(특정 지역이나 기업의 비중이 과도해 진다)
11) 보유 효과
- 사람들이 자신의 소유물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다. 예를 들어, 주택 소유자 대부분은 자기 주택의 가치를 과대평가한다. 주식시장에서도 특히 장기 투자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주식 매도를 꺼리는 모습을 보인다.
12) 후회 회피
- 사람들은 누구나 후회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주식 시장에서 사람들은 나중에 주가가 상승할까 봐 두려워서 손실 종목을 계속 보유하고, 평가 이익이 사라질까 봐 두려워서 지나치게 서둘러서 이익을 실현한다.
1) 의사결정 시점에 선택 대안이 많았을 때
2) 가만있어도 되는데 행동해서 실수를 저질렀을 때
3)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해서 실수를 저질렀을 때
4) 성공 직전에 실수를 저질렀을 때
13) 심리회계
- 똑같은 금액이더라도 벌어들인 방법이나 지출 용도에 따라 구분해서 사용하는 경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은퇴 자금보다는 휴일수당, 축의금, 카지노에서 딴 돈을 더 쉽게 지출한다. 그리고 소액보다는 거액에 더 유의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 회계에서 흔히 비롯되는 투자 오류 2가지가 있다.
1) 거래 대금에 비해 거래 비용(매수/매도 호가 차이, 거래 수수료, 세금, 운용보수)이 적다고 생각해서 과도하게 매매한다.
2) 평가손을 일시적 현상으로 간주하면서 손실 종목을 계속 보유한다.
14) 흥분 추구
- 사람들은 흥분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에서 흔히 비롯되는 투자오류 2가지가 있다.
- 최근 인기 공모주 등 짜릿한 종목을 뒤쫓는다.
- 다소 열등해도 짜릿한 전략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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