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리 인하 시기 유망 주식
-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등에 투자 상품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지난 13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금리 인하를 공식 시사한 이후부터다. Fed는 내년 금리 중간값을 연 4.6%로 예상했다. 현재 수준에 비해 0.75% 포인트 낮다.
Fed는 통상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다. 내년에는 금리가 세 차례 인하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바이오/AI 분야 성장주 주목
- Fed통화정책의 이런 방향 전환은 미국 증시 방향만 좌우하는 게 아니다. 달러 약세는 신흥국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때가 많다. Fed가 금리를 내리면, 한국은행도 통화 정책 방향을 선회할 수밖에 없다. 통상 금리가 낮아지면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다. 국내 증시가 이달 FOMC 이후 들썩이는 이유다.
통화 긴축이 끝나는 시기에 유망한 주식으로, 바이오/기술 등의 분야 성장주가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성장주는 현재 매출보다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따진다. 일단 투자를 먼저 하고 나중에 결실을 거둬들이는 구조라서 외부에서 빌린 자금이 많다. 금리가 낮을수록 이자 부담이 작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기업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가장 대표적인 업종은 바이오주다. 바이오 업종은 큰 매출이 발생하지 않거나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이 많다. 금리가 낮아질 때 가장 주가 수혜를 본다. 상당수 기업은 조정을 거친 상태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8월 주당 100 망원을 넘긴 뒤, 2년 이상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미 사이언스, 휴젤, 유나이티드제약 등도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이후 조정 받았다.
- 인공지능(AI)/플랫폼 기업도 저평가된 성장주로 거론된다. 대표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에는 이미 투자심리가 몰리고 있다. 성장주에 대해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제는 기업이 혁신을 이뤄 실질적 성장을 달성하기까지 필요한 기술적 부담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재료보다는 기업 자체의 경쟁력 등을 따져서 종목을 압축해야 한다.
반도체주도 수혜 전망
- 업황 회복세가 전망되는 반도체주도 금리 인하 수혜가 기대된다. AI 수요로 설비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낮아진 금리로 대규모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AI에 대한 빅테크들의 경쟁이 점점 가열될 전망이며, 이에 따라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것이다. 실적 전망도 올라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조 1745억원으로 지난달(5조 754억)에 비해 1.95% 늘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1분기에는 흑자 전환해서 4023억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설비투자의 직접 수혜를 받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은 먼저 움직이고 있다.
리츠 주로 배당/차익 기대
- 금리 인하기에는 리츠(REITs, 부동산 투자 회사) 주도 유망 투자처로 꼽힌다. 리츠는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다. 임대료나 매각 차익 등으로 수익을 낸 뒤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한다. 부동산 매입 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에 의존하기 때문에 금리가 내리면 그만큼 이자 비용이 줄어서 수익성이 개선된다.
리츠주는 올 상반기까지 고금리 장기화에 줄곧 내리막을 탔다. 일부는 공모가(5000원) 이하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에 앞서 유망 리츠주를 사두면 주가 차익과 배당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금리가 안정화되면 리츠주 상승 여력이 높다. 주요 리츠는 고배당 신규 자산을 편입하고, 기존 자산을 매각하는 등 배당 여력을 높이고 있어서,
내년 배당금 규모가 같거나 늘어날 것이다. 리츠주를 고를 때는 투자 자산을 따져봐야 한다. 해외 오피스 시장은 공실률이 높고, 국내 부동산 일부도 자산 가격이 회복하지 않고 있어서 수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 달간 ESR켄달스퀘어리츠 주가는 9.24%, KB스타리츠는 8.88% 올랐다.
채권도 주요 투자처
-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올라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각종 투자상품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미국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최근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10월 중순 고점(4.9880%)에 비해 20% 이상 떨어졌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변동에 더 민감해서 장기채 ETF가 시세 차익을 내기에 유리하다. 미국 장기 국채 가격을 추종하는 ACE미국 30년 국채액티브(H) ETF의 지난주 거래 대금은 총 744억 5563만 원에 달했다. 직전주에 비해 23.4% 급증했다.
금리 인하 본격화 하기 전 변동성 우려
- 변동성이 걱정이라면 만기매칭형 ETF에 투자할 수 있다. 미국의 장기국채에 투자하는 만기매칭형 상품은 아직 국내에는 없지만 국내 국고채와 회사채, 은행채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들이 출시되고 있다. 만기매칭형 ETF는 특정 시점에 만기가 되는 채권을 묶어 구성한 뒤 펀드 만기를 동일하게 맞춘 상품이다.
만기까지 이 ETF를 보유하면 시장금리 변동에 상관없이 ETF를 산 가격에 해당하는 만기수익률(YTM)을 얻을 수 있다. 금리가 올라도 손실이 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일반 채권처럼 존속 기한이 있어서 만기 때 상장폐지를 하고 상환 원금을 받는다. 상품명에 붙은 숫자로 채권 만기 시점을 알 수 있다. "24-12"가 붙어 있다면 2024년 12월이 만기다.
만기 매칭형 채권 ETF는 작년 11월 처음 출시됐다. 지난 9월 상장한 KODEX 24-12 은행채(AA+이상) 액티브 ETF는 55일 만에 순자산 규모 2조 원을 넘겼다. 지난달 말 만기 상환 첫 상품이 나왔다. KB자산운용의 'KBSTAR 23-11회 사채'로 최고 4.8%의 수익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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