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통화의 기본 성질
1. 기축통화의 기본 성격
- 기축통화란, 국제 금융거래, 또는 무역거래에서 결제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기본 통화를 말한다. 달러나 유로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기축통화는 세계 통화 성격이 있으므로, 안정적이어야 하고 엄격한 관리도 필요하다. 미국 및 유로 지역의 경제가 안정되어 있어야 하고, 지급 불능 사태가 생겨서는 곤란하다.
또한 국제 유동성 위험에 대비해서 미국의 외환 정책 당국은 물론, 선진국들의 공동 대응도 필요하다. 금 태환 제도를 변동 환율 제도로 변경한 것과, 1985년 플라자 합의 및 2000년 3월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공동 개입은 달러 가치 안정을 위해서 국제 간에 이뤄지는 합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 기축통화가 불안해진다면
- 기축통화가 불안해지면 국제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국제적 차원에서 기축통화를 안정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지고, 시장개입도 용인되는 것이다. 외환시장이 다른 재테크 시장과 달리 정부 차원의 시장 개입이 일반화되고 있는 이유는, 시장 실패의 충격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특히 기축통화는 자본주의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미국 외환 정책 당국은 기축 통화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이나 유럽, 아시아 국가들의 시장 개입을 비난하기도 한다.
3. 기축 통화의 장점을 이용하는 미국
- 미국은 기축통화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세계 경제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통화 가치 조절을 통해 국제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어서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자본시장을 통해서 해소한다. 무역규모가 커지는 만큼 자본거래도 증가하므로, 미국 정책 당국은 무역거래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할 수단으로 기축통화의 가치를 조절하기도 한다.
또한 다른 나라의 경제력을 이용하여 자국의 경기 회복을 도모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유로 경제권이 미국의 장기간에 걸친 방해에도 불구하고, 유로 탄생을 추진한 이유도 기축통화가 가지는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일본도 엔화의 기축통화화를 추진해 왔으나 미국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 기축통화의 가치조절 방법은, 미국의 외환 정책과 미국, 일본, 유로 경제권의 합의를 통해 이뤄진다. 만약 달러 강세 정책을 선택하면, 미국에서 달러 유출을 막는 동시에 해외로 유출된 달러가 미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4. 아시아 지역의 기축통화 출현을 방해하는 이유
1) 미국의 세계 경제 지배력 약화
- 기축통화가 많아지면 세계적으로 달러의 수요 및 유통량이 감소한다. 그러면 수요/공급에 의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미국 국민들의 자산 가치가 감소되어 경제력이 약화되고, 일본과 중국 등 경제 강국에 대한 통제력도 약화될 수 있다.
2) 미국 경제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
- 무역 적자국인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를 자본수지로 충당하고 있으나, 기축통화가 다양해지면 미국 경제의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
3) 가치 급락으로 세계적 공황이 발생할 수 있다
- 기축통화의 가치가 급락해서 세계적인 공황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역 흑자국이 대금 결제나 외환 보유고를 달러에서 유로, 또는 엔, 위안으로 바꾸게 되면, 미국은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이 동시에 충격을 받으면서 사태가 수습 불능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
4) 기축통화만의 장점
- 기축통화인 달러화(지폐)를 생산하는 비용은 화폐 권면 금액과 비교할 수 없이 적다. 100달러 지폐의 생산 비용은 0.5달러도 되지 않지만, 이를 다른 국가에 빌려주면 금리가 연 3%만 되더라도 100달러당 연간 3달러 이상의 자본 이득을 실현할 수 있다.
또한 미국계 은행들은 신용 창조를 통해서 수익을 새로 만들 수도 있고, 기축통화인 달러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수익을 실현할 수도 있다.
5) 기축통화가 가진 청구권적인 성질
- 기축통화는 다른 나라 국민들이 피와 땀을 흘려 생산한 재화에 대한 청구권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축통화량을 늘림으로써 다른 국가의 원자재, 또는 용역을 별다른 노력도 없이 제공받을 수 있다. 나쁘게 말하면 다른 국가의 국부를 착취하는 수단으로 기축통화를 이용할 수 있다.
헷갈릴만한 용어
1) 플라자 합의
- 1981년 레이건 집권 후 미국은 대규모 감세와 세출 증대로 인해 심각한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에 시달렸다. 이에 G5 선진국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이 1985년 9월 22일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달러의 가치를 내리고, 엔화의 가치를 높이는 정책을 채택했다. 이 합의가 있은 다음 날 엔/달러 환율은 1달러에 235엔에서 약 20엔이 하락했으며, 2년 뒤인 1987년 말에는 달러당 123.33엔까지 떨어졌다.
2) 무역수지
- 일정한 기간 동안 한 나라의 총수출액과 총수입액의 차이,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면 무역수지 흑자,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면 무역수지 적자다.
3) 자본수지
- 한 나라의 대외거래 가운데 실물의 이동을 수반하지 않는 자본의 이동에 따른 자산, 부채의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다.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있지만,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이용해 미국이 필요한 자본(달러)을 다른 나라에 국채를 팔아 다시 흡수해 경제를 운영해 나간다.
4) 자본 이득
- 자본적 자산인 토지, 주식, 채권 등의 가격 상승으로 생기는 차익
5) 신용 창조
- A 은행은 예금 100만원이 들어오면 지급 준비금(10%) 10만 원을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90만 원을 대출할 수 있다. 90만 원을 대출한 사람이 그 자금을 B은행에 예금하면 B은행은 9만 원을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81만 원을 다시 대출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최초 예금액의 몇 배 이상으로 예금 통화를 창출하는 현상을 '신용창조'라 한다.
6) 기축통화의 청구권적 권리
- 미국은 달러를 원하는 만큼 찍어내어 다른 국가의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기축 통화가 아닌 한국의 원화로는 다른 나라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구입할 수 없으며, 일단 기축통화로 바꿔서 써야 한다. 기축통화는 사실상 청구권적 역할을 한다.
오해하고 있는 달러와 원화의 관계
- 외환시장 참여자, 증권사나 은행 관계자 중에서도 달러와 원화의 관계를 단선적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달러가 강해지면 원화가 약해지고, 달러가 약해지면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1. 국제 금융시장에서 말하는 달러 강세는?
- 일반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말하는 달러 강세는, 한국 원화에 대한 강세 개념이 아니다. 유로, 또는 엔화와 같은 선진국 통화에 대해 달러가 강세를 띤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말하는 달러 약세 또한 원화가 아니라 유로, 또는 엔화 같은 선진국 통화에 대해 달러가 약세를 띤다는 의미다.
매우 단순한 이야기인것 같지만, 잘못 이해하거나 환율 변동 예측에 적절히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2. '달러 강세' = '원화 약세'가 아니다
- 달러 강세 국면에서 원화는 약세를 띨 가능성이 높지만, 오히려 강세를 띠는 경우도 있다. 마찬가지로 달러 약세 국면에서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띨 가능성이 있지만, 오히려 더 약세를 띠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원화는 2008년 9월 이후 달러 강세 국면에서도, 2007년 말 달러 약세 국면에서도 약세 추세를 보였다.
환율 결정 원리를 통해서도 달러 약세가 곧 원화 강세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환율은 두 나라 화폐의 교환 비율이지만, 달러 약세 요인이 아닌, 원화 약세 요인에 의해서 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러가 약세인 상황에서도 원화가 더욱 약세가 될 수 있다. 달러와 원화 두 통화 가치의 변동 요인을 동시에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3. 달러 강세/약세 국면에서 고려해야 할 요인
- 일반적으로 달러 강세 요인에는 미국의 경기회복과 주가지수 상승, 경상수지 호전 및 재정 적자 감소 등이 있다. 달러 약세 요인에는 미국의 경기둔화, 주가지수 하락, 경상수지 악화 및 재정 적자 증가, 부동산 거품 붕괴 및 대형 금융사고 등이 있다. 그리고 미국의 외환 정책도 달러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과 일본 및 유럽이 공조를 통해서 지나친 달러 약세를 방어할 수도 있고, 지나친 달러 강세를 억제하는 정책을 펼 수도 있다. 또한, 기축통화의 성격 때문에도 달러 약세가 원화 강세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2008년 9월 전후 미국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인해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달러 약세 요인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국제 자본시장에서 금융 경색 현상이 나타나자, 비정상적으로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되었다. 반면,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 누적과 단기외채 상환 압력을 받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따라서 외환시장 참여자, 기업, 주식 및 부동산 투자자들은 달러의 강세 요인과 약세 요인이 어느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1)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 측면
2) 아니면 기축 통화의 성격
3) 그것도 아니면 미국의 외환 정책
4. 원화 가치 변동 요인 점검
- 원화 가치 변동 요인도 동시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달러 약세 요인에도 불구하고, 한국 측에 더 심각한 원화 약세 요인이 있다면, 얼마든지 원화가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달러 강세 요인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다음과 같을 때는 원화가 상대적으로 달러에 비해 강세를 보일 수 있다.
1) 중국을 상대로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
2)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의 이유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미국보다 뚜렷하게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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