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시장 참여 지표 분석
- 개인 트레이더들은 대부분 시장에 대한 견해를 혼자 속으로만 생각하지만 경제기자나 칼럼, 블로거 들은 자신의 견해를 분수처럼 미디어에 마구 쏟아낸다. 그들 중에는 물론 영리한 사람도 있지만, 경제 기자들은 대체로 시점 파악이 느리다. 그러므로 이들 집단이 시장이 강세 혹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면 그 반대로 매매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반대여론 지표라고도 부르는 합의 지표는 정확한 시점을 포착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지만 추세를 이끄는 힘이 소진되어 간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해 준다. 합의 지표가 특정 메시지를 던진다면, 기술적 지표를 이용해서 더 정확한 추세 반전 시점을 포착해야 한다.
대다수 군중이 합의에 도달하면 추세는 반전 태세에 돌입한다. 대다수가 상승장을 예측하면 매도할 준비를 하고, 대다수가 약세장을 예측하면 매수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이 반대여론 이론이다.
가격을 떠받치는 건 군중인데, 대다수가 강세장을 예측해 매수세로 돌아설 즈음이면
강세장을 떠받칠 만한 새로운 매수자가 더 이상 없다.
전문가 집단의 합의가 주는 신호
- 소식지 기고가는 시장의 커다란 움직임을 놓치면 구독자가 떨어져 나갈까 봐 두려워서 추세를 따른다. 또한 강세라고 해설하면 구독자가 유입되고 약세라고 해설하면 구독자가 등을 돌린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약세장에서도 약세를 주장하는 자문가가 강세를 예측하는 자문가보다 몇 주째 더 많은 경우는 드물다.
추세가 옹래 지속될수록 이들은 추세가 계속될 거라고 주장하는데, 이들이 가장 목소리를 높이는 시점은 시장이 천장에 도달했거나 바닥에 도달했을 때다. 소식지 필진 대다수가 소리를 높여 시장이 강세 혹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 반대로 매매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부 자문가는 시장을 전망할 때 이도저도 아니게 교묘하게 얼버무린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고 애매하게 얘기해 놓으면 나중에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든 자신이 옳았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세장을 예측하는 자문가와 약세장을 예측하는 자문가의 비율을 추적하는 서비스가 있어서 자문가들의 검은 속내는 계속 밝혀지고 있다.
언론이 보내는 신호
- 어떤 집단이든 그 집단을 이해하려면 구성원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경제기자들은 진지하고 똑똑해 보이고 싶어 하며, 정보를 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원한다. 이런 이유로 경제기자들은 확실히 한쪽 입장에 서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
양다리를 걸친 채 놀란이 되는 사안마다 여러 가지 측면을 다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이런식으로 '안전한' 기사를 쓴다. "정부의 재정 정책이 시장을 끌어올릴 것이다. 돌발 요인이 시장을 끌어내리지 않는다면"
- 경제부기자와 편집자는 강력한 추세가 지속되는 경우에만 양다리를 걸치지 않고 비로소 한쪽 입장을 확실히 지지한다. 낙관론이나 비관론이 시장을 휩쓰는 시점, 즉 주요 추세가 끝날 무렵에야 경제부 기자와 편집자는 양다리 걸치기를 그만둔다. 기자들이 상승세나 하락세라고 큰소리로 떠들면 추세 반전이 무르익었다는 신호라고 보면 된다.
광고가 주는 신호
- 주요 일간지나 잡지에 '투자 적기' 라는 광고가 세 개 이상 나오면 시장이 곧 꼭짓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경고다. 타성에 젖은 증권 회사는 상승 추세가 확실히 자리 잡아 지속될 때라야 움직이기 때문이다. 증권 회사에서 추세를 감지하고 일간지에 투자를 권고하는 광고를 내면, 추세가 이미 노쇠했다는 신호다.
상품 관련 지면에 투자를 권유하는 광고가 실리면 트레이더는 매수하고 싶은 유혹에 흔들린다. 하지만 '공매도 적기'라는 광고는 절대로 실리지 않는다. 공매도로는 아마추어의 마음을 흔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가격이 낮을 때는 투자를 권유하는 광고가 절대 실리지 않는다.
금이나 은에 투자하라고 권하는 광고가 하루에 세 개 이상 실리면, 기술적 지표를 살펴 공매도 신호를 찾아볼 만한 시점이다. 스팸 메일함에 광고 메일이 평소보다 많이 쌓이면 고점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다.
선물 트레이더의 시장 참여
- 몇몇 정부기관과 거래소에서는 다양한 트레이더 집단의 매수와 매도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서 이들의 포지션을 요약 보고한다. 이를 참고해서 성공한 집단의 뒤를 따르고 계속 실적이 저조한 집단과 반대로 매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헤지펀드를 포함해 선물 보유 포지션 규모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선물거래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이를 '보고 수준(reporting level)'이라고 한다.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롱 포지션 혹은 숏 포지션으로 옥수수 선물을 250 계약 이상 계약하거나 금 선물을 200 계약 이상 보유하면 선물거래위원회는 '거대 투기자'로 분류한다. 중개인이 선물거래위원회에 이런 포지션을 보고하면 선물거래위원회는 모든 보고를 취합해 금요일에 요약 발표한다.
선물 거래위원회는 어떤 시장이든 투기자 한 명이 보유할 수 있는 최대 계약 수를 규제하는데, 이를 '포지션 제한(position limits)이라고 한다. 이는 거대 자본을 보유한 투기적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축적해 시장가를 끌어올리지 못하게 막기 위한 것이다.
- 선물거래 위원회는 시장 참여자를 헤저, 대자본 투기적 거래자, 소자본 투기적 거래자 세 부류로 나눈다. 허저는 현물을 사업의 일부로 일상적으로 거래하는 회사나 개인을 말한다. 이론상으로 이들은 사업 위험을 헤지(상쇄) 하기 위해 선물을 거래한다. 예를 들면, 은행 대출 포트폴리오를 헤지 하기 위해 금리 선물을 거래하는 식이다.
허저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서 선물시장에서 투기하는 것은 합법이다. 따라서 자본금이 넉넉한 일부 허저는 선물시장에서 농간을 부리기도 한다. 정유 회사가 원유 선물을 매수한 뒤 원유 탱크를 몇 개 실은 유조선을 앞바다에 묶어둔다. 공급이 달려, 선물 가격이 오르면 정유 회사는 롱 포지션으로 수익을 거둔 다음,
숏 포지션을 취하고 즉시 유조선의 원유 탱크를 정유 공장에 보내서 원유 선물 가격을 소폭 하락시킨 후 환매한다. 이런 가격 조작은 불법이므로 기업들은 대부분 이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뗀다. 집단으로 따지면 헤지 집단이 선물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다.
합법적 내부자 거래
- 상장기업의 주식 중 일정량 이상을 소유한 임원과 투자자는 증권거래위원회에 매수/매도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증권거래위원회는 내부자 매수와 매도를 취합해서 자료를 공개한다. 기록을 통해 살펴보면 기업 내부자는 주식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내부자는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한 뒤 매수에 나서며, 시장이 반등해 주가가 과대 평가되면 점차 매도 물량을 늘려 나간다. 내부자 한 명의 매수/매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합법적 내부자 거래를 연구한 분석가들에 따르면, 한 달 이내 세 명 이상의 임원이나 지분을 많이 보유한 주주가 매수/매도하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이는 곧 굉장한 호재나 심각한 악재가 닥칠 거라는 의미다. 한 달 사이 내부자 세 명 이상이 매수에 나서면 주가가 상승할 확률이 높고, 매도에 나서면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높다.
공매 총액
- 선물과 옵션 시장에서는 롱 포지션의 수와 숏 포지션의 수가 동일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양 진영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존재한다. 프로 펀드매니저를 포함해 대다수 트레이더가 주식을 사지만 주식을 공매도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거래소들이 보고하는 데이터에는 모든 종목의 공매도 포지션 주식 수가 포함되어 있다.
절댓값은 너무 들쭉날쭉하므로 해당 주식의 부동증권(공개적으로 보유된 거래 가능한 총 주식 수) 대비 숏 포지션 주식수를 비교해 보면 좀 더 폭넓게 볼 수 있다. '부동증권 대비 숏 비율'은 1~2% 정도다. 공매 총액을 보는 유용한 방식은 또 있다. 공매 총액을 일평균 거래량과 비교하는 것이다.
일평균 거래량과 공매 총액을 비교하면 다음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다. 매수자들이 모두 관망하고 일 거래량이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숏 포지션 보유자가 모두 환매하기로 결심했다면 이들 숏 포지션 보유자들이 환매해서 공매 총액이 0이 되기까지 며칠이 걸리까? '환매 일수'는 대개 1~2일 사이를 오간다.
- 주식을 매수 또는 공매도하려고 계획할 때는 부동증권 대비 숏 비율과 환매 일수를 점검해야 한다. 이 수치들이 크면, 약세 편이 과밀 상태다. 이 수치들이 평소와 별로 다르지 않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정상에서 벗어났다면 요긴한 정보가 된다.
어떤 종목의 숏 비율이 높으면 공매도하기에는 위험하다. 지표들이 매수를 권유하는데 숏 비율이 높다면 주가를 끌어올릴 연료가 더 있다는 뜻이므로 더욱 긍정적인 매수 신호다. 스윙 트레이더라면 매수 또는 공매도할 종목을 고를 때 숏 관련 데이터를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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